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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인터넷 작가 이현철씨의 작품입니다.

백수와 만화방 아가씨의 사랑이야기 (01편)

(이미 오래 전에 전국 네티즌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던 재미있는 이야기를 혹 못보신 분을 위해 다시 정리해서 올립니다.
 다소 길지만 재미도 있고 감동적이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틈나실 때 읽어 보세요. 시리즈로 8편까지 올리겠습니다.)


백수 : 내가 단골로 이용하던 만화방 집 주인이 바뀌었다.  어떤 삭막하게 생긴 아저씨가 가게를 보고 있었다.   저 아저씨하고 사귀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다.

만화방아가씨 : 드디어 꿈에 그리던 만화방을 차렸다. 만화도 보구 돈도 벌구 일석이조다. 어제 만화방을 삼촌에게 지키게 했더니 삭막한 놈들만  만화방에 와 있었다. 오늘부터 열심히 나의 이공간을 꾸며야지.


백수 : 도저히 만화가 보고 싶어 안되겠다. 저번에 칼 맞고 떨어진 그 새끼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해 미치겠다. 만화방에는 젊은 아줌마가 지키고 있었다. 그때 그 삭막한 아저씨 마누란가 부다. 나이 차가 엄청 많이 나 보인다.  담에 그 아저씨하고 친해지면 젊은 마누라 얻는 법이나 배워야겠다. 저 아줌마가 불쌍해 보였다.

만화방 아가씨 : 생각대로 만화책 보며 돈을 버니 사는 보람을 느낀다.  내일은 오디오를 설치하고 클래식음악이나 틀어야 갰다. 음악 속의 독서.  생각만해도 너무 낭만적이다. 오늘은 왠 백수 같은 게 불쌍한 듯이 날 쳐다봤다. 저자식이 왠지 한 권 책값으로 여러 권 보는 부류같은 느낌이 왔다. 단단히 감시해야지..


백수 : 만화방에서 왠 클래식..? 저 아줌마 옛날에 다방 레지였던 거 같다.  그럼 그때 그 아저씨는 기둥서방인가 부다. 저 아줌마가 가여운 생각이 들었다. 한 권 값으로 책 세 권을 봤다.오랜 경험에서 오는 빠른 동작이다.  저런 초짜 아줌마가 눈치챌 리 없다.

만화방 아가씨 : 그 백수 같은 자식이 또 불쌍한 눈초리로 날 쳐다봤다.  재수없다. 뭔가 이상한 짓을 하는 거 같아 보이는데 단서를 못 잡겠다.


백수 : 만화방 아줌마가 음악을 들으며 꾸벅꾸벅 졸고 있다. 어찌 보면 이쁜 것도 같다. 배가 고파 "여기 아줌마 라면 하나요.".라고 말했다. 그 아줌마가 졸라 열 내며  "여긴 라면 안 해요.. 아저씨.."라고 되받아 쳤다. 안 하면 안 하는 거지 화는 왜 내는지 모르겠다. 어제 기둥서방한테 대들다 맞았나 부다..신경이 날카롭다. 내가 만화방 경력 10년에, 라면 안 끓여주는 만화방은 첨이다.

만화방아가씨 : 자꾸 졸음이 온다. 디따 심심하다. 오늘 신간 올 때까지는 할 일도 없다. 또롯또 테잎 하나 사서 틀어야겠다. 단골 백수녀석이 날 아줌마라고 놀렸다. 아직 남자 손 한 번 못 만져본 숫처녀한테 아줌마라니..... 저 녀석 졸라 밉다. 내일은 화장하고 나와야 겠다.


백수 : 주인 아줌마가 화장을 하고 나왔다. 좀 야리꾸리해 보인다. 남편되는 사람이 잠자리를 자주 같이 안 해주나 부다. 트롯트 음악이 나오는 걸루 봐서. 기둥서방이 제빈가 부다.  근데 왜 주인아저씨는 한번도 보이지 않는 걸까.. 쥐포 천원어치를 구워 달랬다. 그 아줌마가 쥐포 굽다가 손을 데었다. 단골집 주인이라 할 수 없이 옆 쌀집에가 간장을 얻어다 발라주었다. 고마운 마음이 들었나? 아줌마가 황홀한 표정을 지었다.

만화방아가씨 : 그 단골백수가 내 이쁜 얼굴을 보더니 눈이 게슴츠레 해졌다. 역시 내 미모는 감출 수 없나 부다. 그 녀석이 쥐포를 구어 달랬다. 독서하면서 뭐 먹는 녀석이 낭만이 있을 리 없다. 디었다. 엄청 아팠다. 그 백수녀석이 간장을 얻어다 발라주었다. 진짜 황당한 녀석이다.


백수 : 앗! 오늘은 그 아줌마가 없다. 그때 삭막한 아저씨가 만화방을 보고 있다.주기를 따져 보니 한 달에 한번은 집에 들어오나 부다. 집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 쯤 그 아줌마가 돌아왔다. 그리고 그 아저씨보고 삼촌 고맙다며 인사를 했다. 그럼 저 사람이 남편이 아닌가벼.. 주인 아줌마를 썩 쳐다봤다. 외출복을 입은 그녀가 오늘따라 섹시해 보인다.

만화방아가씨 :오늘은 한 달에 한번 있는 동창 곗날이라 삼촌보고 만화방을  봐 달랬다. 좀 꾸미고 친구들과 만나 재밌게 놀았다. 만화방에 돌아왔을 때 그 백수녀석이 나가다 와서 나를 이상한 듯 쳐다봤다. 마약 맞은 놈 같다.


백수 : 오늘 큰 맘먹고 아줌마한테 "아줌마 진짜 라면 안돼요?" 라고 물었다.아차! 실은 '아줌마. 아줌마 맞아요? '라고 물어봐야 했었는데....주인아줌마가 그랬다. "나 아줌마 아녜요. 라면도 안 해요.." 신경질적인 답변이 왔다. 아줌마가 아니랜다. 기뻤다. 자세히 보니 무진장 예뻐 보였다.

만화방아가씨 : 그 백수녀석이 또 날 아줌마라고 놀렸다. 라면하구 원수진 녀석 같다.  라면 안 된다고 했는데 상당히 기쁜 표정을 짓는다. 경계해야 될 놈이다.


백수 : 아침 문 여는 시간에 그녀를 보러 만화방에 갔다. 금방 밥 먹다 나왔나 부다. 얼굴에 밥 풀이 묻어 있다. 이제는 그 모습도 귀여워 보인다.  그래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마도 난 그녀를 좋아하기 시작했나 부다.

만화방아가씨 : 백수녀석이 아침부터 밥도 못 먹게 들이닥쳤다. 내 얼굴에 뭐가 묻었나?  날 보고 실실 쪼갠다. 단골이라 뭐라 할 수도 없는 내 신세가 처량했다.


백수 : 그녀가 오늘은 웬일로 치마를 입고 앉아 있다. 너무 뇌쇄적이다. 다리가 참 이쁘다. 이래선 안 된다라고 마음을 달랬지만 자꾸 눈이 그녀의 다리로 간다. 앗! 치마 안쪽에 빨간 속옷이 살포시 비쳤다. 오늘 밤 잠 못잘 거 같다.그녀의 빨간 팬티를 보았다는 생각을 하니 웬지 가슴이 벌렁거려  만화가 눈에 들어 오지 않았다.

만화방아가씨 : 오늘 웬지 치마가 입고 싶어졌다.  근데 게슴츠레한 그 백수녀석 눈빛이 떠올랐다.  쪽팔리긴 하지만 고등학교 때 입던 빨간 체육복을 안에다 껴입었다. 백수 그 녀석이 만화책보다 말고 벌벌 떨면서 나갔다. 약 기운이 떨어졌나 보다.  


백수 : 점점 그녀가 좋아진다. 어떻게 하면 그녀의 눈에 띠게 할까 고민이다.  만화방에 오는 모든 녀석들과 뭔가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겠다.  그러나 그녀한테 말 건네는 게 이제는 부담스럽다. 점점 그녀 앞에 서면 위축되어가는 거 같다. 그녀가 내 얼굴이나 알까..?

만화방아가씨 : 오늘도 그 백수녀석이 왔다. 다른 놈들보다 유독 그가 눈에 띠는 건 왜 일까?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겠다. 그 백수녀석이 라면 안 끓여줬다고 삐졌나 부다. 요즘은 쥐포도 안 시켜 먹고 만화책에만 열중하고 있다.


백수 : 그녀의 눈에 띠기 위해 목욕재개하고 옷도 깔끔하게 차려 입고 만화방에 갔다. 역시 예상대로 그녀가 날 쳐다보았다. 여자는 역시 외모에 약한가 부다. 이제 그녀의 눈에 띠는 건 시간문제다.

만화방아가씨 : 오늘은 그 백수가 오지 않았다. 그와 비슷한 녀석이 있었는데 너무 깔끔했다. 맨날 오던 그 녀석이 안보이니 허전했다. 다음에 라면 끓여 달래면 눈 딱 깜고 하나 끓여줘야겠다. 상당히 속이 좁은 녀석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백수와 만화방 아가씨 01편 끝] -0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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