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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와 만화방 아가씨의 사랑이야기 (07편)

백수 : 그녀 스테이크 사줄려고 아버지가 숨겨논 10만원 꽁친거 그냥 갖다넣어두게 생겼다. 차나 한잔 하자구 그랬다. 흠. 그것두 좋지. 영화끝나자마자 집에 간다고 그럴까봐 가슴 졸였는데.. 조용한 찻집에서 그녀와의 대화. 드디어 그녀와 나와의 공유된 기억을 갖게 되는건가..

만화방아가씨 : 찻집안에서 별말 없이 너그러운 시간이 간다. 무슨말을 할까..?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분위기는 좋은데 아직 그녀석과 나는 어색한가보다. 만화방올때 잘해줄걸 그랬나..?


백수 : 뭔말을 해야하나.? 하지만 이렇게 그녀를 바라보는 것만도 너무 기분이 좋다. 주위에 연인들이 하나도 안부러운건 그녀가 내앞에 있기 때문이지. 조명등 하나하나가 그녀를 위해 나리는 별빛같다. 자꾸 가슴이 떨려오는 것도. 내앞에 그녀가 날 위해 앉아있기 때문이지. 잔잔히 흐르는 음악 한음한음이 그녀를 위해 떨리는 내 마음 조각같다.

만화방아가씨 : 저 녀석이 왠지 분위기를 잡는거 같다. ...그녀석 내가 자기보다 한살 많은걸 알고 있을까..? 그래서 혹시 연상의 여인 좋아해본 적 있냐고 물어보았다.


백수 : 왠 흥을 깨는 소리.. 난 연상에 대해서는 이성의 감정이 전혀 안든다고 딱 잘라말했다. 솔직히 어릴쩍에는 옆집 누나를 좋아했었다. 하지만 그 시련이 너무 컸다. 그뒤부터는 하루만 연상인 여자도 이상하게 관심이 가지 않았다.

만화방아가씨 : 뭐야 이녀석 기껏 만나줬더니 연상은 안된다고...? 내가 자기보다한살 많다는걸 알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내일부터 만화방에 안나오게 되는건 아닐까? 백을 뒤져 다이어리를 집어 테이블 위에다 놓았다.


백수 : 다이어리를 꺼내 놓는다. 무슨 의밀까..? 저속에 그녀의 일상이 기억되어 담겨있을까? 보구싶다. 좀 봐도 돼냐고 물어볼까..? .....

만화방아가씨 : 다이어리보고 침은 왜삼키냐..? 보여달라면 보여주께..... 반응이 없다. 그래서 다이어리 안에 면허증 끼워놓은 곳을 펼치며. 사진이 맘에 안드네.. 그녀석 들으라고 혼잣말을 했다.


백수 : 앗 그녀사진이다. 기회다. 면허증 최근에 땄냐고 물어봤다. 나는 딴지오래되었다며 어떻게 바꼈는지 한번 봐도 돼냐고 물어 보았다.

만화방아가씨 : 역시 이녀석은 내 의도데로 잘 따라온다 말이야.. 보여줄 목적으로 펼친건데...
" 싫어요.."


백수 : 하기야 내가 무슨 애인이냐? 근데 싫다면서 면허증을 뽑아서 주는건 무슨 의밀까..? 일종보통..! 사진 잘나왔네 뭐.. 이쁘기만 하다. 한참동안 그녀의 사진만 뚫어지게 보았다.

만화방아가씨 : 이녀석 반응이 신통찮다. 뭔가 기대되지 않는 말이 나올꺼 같다.


백수: 주민등록번호가 팔삼공.... 뭐야 진짜 한살차이잖어..?
그래서 팔십삼년생이면 27살이 아니냐고 물어봤다.

만화방아가씨 : 그거 눈치 채는데 그렇게 오래 걸리냐..? 실망한 눈빛이다. 만으로는 25살이에요... 참 생일이 지났으니까. 지금은 26살이네요..히히 아마 제가 연상인거 같죠..?


백수 : 연상..? 아까 그래서 연상 뭐라 그랬나..? 그게 무슨상관이냐 그녀는 단지 그녀일뿐이다. 나이가 무슨상관이랴.. 음 멋있는 말같군.. 한살차이라... 한살차이면 좋지.... 울아부지하구 울엄마두 한살 차인디.. 미소가 스민다. 내가 안말하고 가만히있자. 그녀가 나한테도 면허증 있냐고 물어봤다. 참내 그린카드다. 지갑을 뒤져보여주었다. 한 3년전 사진이라 제법 헨섬한거 같다.

만화방아가씨 : 2종보통.. 05년 모월모일..쿠 3년전이랑 변한게 하나도없네..팔이공이... 어머. 진짜 나보다 한살이 많네... 저 녀석 내가 생각하는 거보다 상당히 내 의도를 파악하고
있는거 같다..


백수 : 잠자리에 들었다. 과연 오늘 잠이 올까..? 지윤씨를 만화방에 데려다주었을때.. 힘내세요 상화씨라고 내게 말해줬다. 가슴이 찡했다. 오늘 영화에 나온여주인공보다 훨 이쁘다. 우리 지윤씨가.. 잘 자요 지윤씨 낼봐요,~

만화방아가씨 : 그녀석이 나보다 한살많다. 완전한 백순줄 알았는데 .. 보이는 것처럼 시간만 죽이는 녀석은 아닌가보다. 고민이 많았다. 흠.. 지금 그녀석을 생각하며 일기를 적구있다. 그리고 내일이면 다시 그가 만화방으로 달려오겠지..


만화방아가씨 : 그녀석하고 많이 가까워 졌다. 하루하루 그녀석이 나타나기만을 고대하며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아직 약간은 어색하지만 이제 제법 그가 나한테 말을 건다. 쥐포도 구워주고.. 만화책정리도 해주며 만화방일을 도와준다. 그리고 손님이 아무도 없을때면 음악을 틀어놓고 같이 앉아 만화책도 봤다. 옆에서 킥킥거리는 녀석이 점점 사랑스러워진다.
백수면 어때 같이 만화방하면 되지 이런생각까지 든다. 이제는...

백수: 그녀하고 점점 거리가 가까워짐을 여실히 느끼고 있다. 그녀앞에서 더듬거리던 말솜씨도 제법 멋있는 말도 할줄 아는 화술로 바뀌어 가고 있다. 그리고 손님이 없을때면 그녀가 틀어놓은 음악을 들으며 같이 앉아 만화책을 보며 웃을수도 있게 되었다. 옆에 앉아 있는 그녀에게 점점 내마음을 고백하고 싶다. 그치만 난 여전히 백수다..


만화방아가씨: 오늘 그가 다른때보다 더 헐떡이며 만화방을 찾아왔다. 드디어 발령대기가 풀렸다면서.. 기쁜표정을 짖는다. 그리고 일주일뒤에 창원으로 연수를 떠난다고 했다. 기숙사생활을 하며 단체생활과 그 회사의 기업정신등을 배운다고 했다. 작지만 월급도 받는다며 자랑을 했다. 하지만 잘못하면 바로 짤린대나.. 잘되었다. 부디 열심히 잘해서 자신감을 찾기 바란다며 기쁜표정을 보여 주었다. 하지만 한편으론 너무 아쉽다. 그가 일주일뒤부턴 만화방을 못나올 것이기에. 것두 100일씩이나... 그래도 그 백수딱지 그때쯤이면 말끔이 떼어 냈으면 좋겠다.

백수: 오늘 회사다녀와서 아버지 어머니께 드디어 취직이 되었다고 했더니. 부부가 얼싸안고 꺼이꺼이 우신다. 백수인 날 보는 부모님의 마음이 참 안스러워셨나보다. 만화방으로 달려가서 이 사실을 그녀에게 알렸다. 그녀도 기쁜모양이다. 하지만 난 일주일뒤 창원으로 떠난다. 100일동안 그녀를 못볼걸 생각하니 취직되었다는 기쁨보다 아쉬움이 더크게 밀려온다.


만화방아가씨: 오늘 그가 만화방에 나오지 않았다. 그냥 말없이 창원으로 떠났나보다. 서운했다. 이미 나도 그에게 사랑의 감정이 생겼나보다. 이자식 취직됐다고 날버리기만 해..
훗 그녀석 잘해낼까...

백수 : 오늘은 가슴이 떨려 만화방에 가지 못하겠다. 그러나 내마음은 지금 몹시도 아련한 그리움으로 장식되어 있다. 나는 그대가 곁에 있어도 그대가 그립다... 내가 없는 동안 누가 그녀한테 껄덕될까봐 걱정이 된다. 그녀가 없는 그곳에서 과연 그리움을 참아내며 잘해낼수있을까..



만화방아가씨: 그가 떠난지 열흘만에 전화가 왔다. 사관이 졸라 재수없다고 그랬다. 빨간체육복을 생활복으로 줬다는데 쪽팔려죽겠다 그런다. 하하 그 체육복 입은 그의모습이 보고싶다. 전화는 자주 못할 것같다고 그러면서 시간나는데로 편지를 보내겠다 한다. 만화방앞에 편지통하나 설치해야겠다.

백수 : 얼마나 비참한 백수 생활을 했던걸까..? 이방놈들 몰골은 꼭 북한에서 목숨걸고 귀순한 사람들 같다. 동병상련을 느끼고 잘해보자며 서로 인사를 했다. 그리고 금방 친구가 됐다. 사관이 여간 깐깐한게 아니다. 빨간체육복 입혀서 아침마다 운동장을 돌게한다. 숨은 안가픈데 쪽팔려 죽겄다.


만화방아가씨: 멀리 떨어진 그가 오늘따라 그립다.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만화방에 그가 모습을 감춘지 이제 일개월째다. 가을날 떨어지는 한잎 낙엽이 그녀석 모습이 되어 바람에 흩어진다. 그녀석한테 편지가 왔다. 귀여운데만 있는줄 알았는데.. 애틋한 글로 날 감미롭게 할줄도 안다.. 자기방에 온통 애인 사진 붙혀 놓은 놈들 때문에 서러버 죽겠다라며 최근에 예쁘게 찍은 사진 있으면 보내 달라고 했다. 뭐야 이놈.. 누가 자기 애인이라도 된다는 거야.. 오늘 난 그에게 답장을 쓰고 있다. 내일 아침일찍 그에게 이 편지를 보내야 겠다. 오후에 찍은 내 사진을 고이 넣어서 말이다.
나는 그대가 곁에 없어도 그대가 항상 떠오른다.
그대가 그리움으로 내곁에 있기 때문이다.

백수 : 그녀한테서 편지가 왔다. 너무나 애틋하다. 이제 서럽지도 않다. 이방 벽에 붙어 있는 모든 여자들보다 이사진속의 그녀가 백배는 이쁘기 때문에... 오늘 그녀한테 전화를 했다. 이런저런 할 말이 많지만 시간이 너무 없다. 뒤에 있던 놈이 넌 애인일지 몰라도 난 마누라다. 그러며 빨리 끊어라 그런다. 그래도 끝까지 이 전화기를 사수하리라. 그러나 오늘까지 전화못하면 마누라한테 맞아죽는다라는 그녀석 말이 너무 실감나게 들려 그녀와 아쉬운 작별을 했다.

만화방아가씨: 그녀석한테서 전화가 왔다. 너무 반가웠다. 할말이 너무 많은데... 뒤에 있는 사람이 자꾸 빨리 끊어라고 하나부다. 아쉽고 그리고 그녀석의 목소리가 사라진 지금 그의 모습이 그립다. 뒤에 어떤녀석인지 내손에 잡히면 주거..


백수 : 그녀가 너무 그립다. 바깥 늦가을 공기는 이미 제삶을 다한 듯 싸늘이 식어있다. 아침에 빨간체육복입고 도는게 이제는 더이상 쪽팔리지 않다. 스피커에서 그 성질 더라븐 놈이 지껄인다. 밥도 안주고 또 모이라고 한다. 꼬로록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에그 배고파라 어떤 간부가 나오더니 뭐라그런다. 저놈이 뭐라 그러든 들을 힘도 없다. 근데 다들 함성을 지른다. 뭔 일일까.. 내앞에서 날뛰는 한놈을 꺼집어 앉히고 물어 봤다. "회사가 돈이 없대... 그래서 연수기간을 이번주로 줄이고 정식 발령이 난대... 토요일이면 집에 갈수 있다..      
"야호.. 토요일이면 집에 간다. 그리운 아버지 어머니..... 죄송합니다. 지윤씨가 먼저 떠오릅니다. 며칠뒤면 지윤씨를 보는구나...! 전화를 해야쥐.. 배고픈 것도 잊고 기숙사방으로 달려가 전화카드를 찾았다. 그리고 전화를 하려고 가봤더니 벌써 줄이 길다. 새끼들 전화좀 빨리 끊어라. 한놈 한놈 넘 오래한다. 꺼이 꺼이 우는 놈도 있다. 3개월 가까이 잡혀있었던게 뭐그리 섭고 대단하다고.. 군대가 8개월도 꼼짝않고 박혀있어 봤는데.. 너무하다.. 배도 고프다.
끝까지 기다리다간 굶어 죽겠다. 전화차례기다리다 그녀가 모르는 상태에서 갑자기 나타난 날 보면 상당히 감격하지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좋네...

만화방아가씨: 아침에 까치가 만화방 창틀우에서 울었다. 누구 반가운 이라도 올려나..? 그녀석 생각이 난다. 만화방 문이 열리면서 그가 나타날것만 같다. 하지만 그가 올려면 아직 보름이상 남았다. 갑자기 만화방 문이 열렸다.. 괜히 그였으면하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본적이 있는 녀석이 이제는 저게 한때는 노란색이었다는 것만 짐작이 가는 잔뜩 때묻은 츄리닝녀석과 함께 딸딸이를 질질 끌며 들어왔다. 아까 그 까치 어딨어? 잡아 주길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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